분류 전체보기51 17화) 습격 Ⅰ 드레스 끈을 푸는 칼리스의 손 끝이 떨렸다. 능숙한 척하고 싶었지만, 긴장과 조바심이 얽혀 뜻대로 되지 않았다. 흐트러진 모습으로 자신을 갈망하는 아스티나의 모습에 더 안달이 났다. 사랑하는 여인에게는 이런 마음이 드는 것일까. 세상 어떤 것보다 소중해서 조심스러우면서도, 머리부터 발끝까지 전부 제 것으로 만들고 싶었다. 칼리스는 자신의 흐트러진 욕망이 그녀를 다치게 할 것 같아 잠시 주저했다.칼리스의 마음을 읽은 아스티나가 그의 옷깃을 살며시 움켜쥐었다.떨리는 푸른 눈동자가 그를 올려다보며 나른한 목소리로 말했다. “칼리스…”칼리스는 심장이 터질 것처럼 쿵쾅거려 미칠 것만 같았다.이 벅차오르는 마음을 무엇으로 담아낼 수 있을까.그는 웃음인지 한숨인지 모를 숨결을 흘리며 아스티나의 턱을 부드럽게 끌어당.. 2026. 6. 30. 16화) 뜨거운 첫 키스 아스티나는 한동안 침상에 누운 남자를 말없이 바라봤다.카시안이 떠난 뒤에도 칼리스는 몇 차례 거친 숨을 내쉬었다. 고통이 채 가시지 않은 듯 미간을 희미하게 찌푸리다가, 다시 힘겹게 잠에 빠져들기를 반복했다.카시안은 이제 괜찮다고 했지만, 아스티나는 좀처럼 안심할 수 없었다. 불과 하루 만에 수척해진 얼굴.창백하게 식은 입술.식은땀에 젖은 검은 머리카락. 그 흔적들은 그가 얼마나 끔찍한 고통을 견뎌냈는지 증명하고 있었다.쉽사리 발걸음이 떨어지지 않아 머뭇거리던 아스티나는 결국 의자를 가져와 침상 옆에 앉았다.그가 눈을 떠야만, 이 불안한 마음도 가라앉을 것 같았다. 잠든 칼리스의 얼굴은 낯설었다.언제나 사람들을 압도하던 정복자도, 피로 물든 전장을 누비던 괴물도 아니었다.그저 지쳐 잠든 20대 후반 청년.. 2026. 6. 30. 15화) 폭풍 전야 한나절 내내 이어진 폭우에 결국 칼리스 부대는 발을 멈췄다. 루에나가 아직 의식을 회복하지 못한 것도 이유 중 하나였다. 공주들의 처소에서 빗줄기를 바라보던 아스티나는 어딘가 달라진 부대의 분위기에 묘한 위화감을 느꼈다.비 때문만은 아니었다.병사들의 얼굴은 눈에 띄게 침울했고, 야영지 전체에 무거운 긴장감이 감돌았다. 특히 오후부터는 칼리스의 처소 주변으로 병사들이 쉴 새 없이 드나들며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었다. 칼리스의 벗은 몸을 마주친 이후, 그와 제대로 얘기하지 못했다. 게다가 오늘은 하루 종일 보지도 못했다. 설마.무슨 일이 생긴 건 아니겠지?아스티나는 불안한 마음에 손톱을 잘근 씹으며 칼리스의 처소만 바라봤다. 그때였다.의무병 하나가 피로 젖은 옷가지를 안고 칼리스의 처소를 나오는 것이 보였다.. 2026. 6. 29. 14화) 다가오는 폭풍 아스델에 도착한 칼리스는, 하이데벨 마법사가 묵고 있는 여관부터 서둘러 향했다. 다행히 여관 주인은 그와 친분이 있던 자였다. 칼리스는 금화가 두둑히 든 주머니를 그에게 찔러주었다. 금화를 확인한 여관 주인은 세상에서 제일 인심 좋은 사람이 되었다. “아스델에서 제일 유능한 의사가 누구지?”“제일이라면… 사거리에 있는 헨스입니다.”“입이 무거운 자인가?”여관 주인은 잠시 생각을 하다가 말을 이었다. “그런 자를 원하시면 3번 거리에 있는 그레고리의 진료소를 가보십시오. 그 자라면 믿을 수 있습니다.”칼리스가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내가 돌아올 때까지 2층에 묵고 있는 안경 쓴 노인이 여관을 떠나지 못하게 막을 수 있나?”여관 주인은 생글거리며 말했다. “여부가 있겠습니까. 나리가 원하시는 건 무.. 2026. 6. 29. 13화) 잠시 찾아온 평온 칼리스 부대의 야영지에 고요한 달빛이 드리웠다. 제국까지 앞으로 3일. 부지런히 달리면 이틀이면 될 듯도 싶었다. 칼리스는 카시안과 함께 막사에서 밀린 서류를 정리하다 하이데벨 전령으로부터 온 메모를 발견했다. 하이데벨의 잊혀진 마법사 중 한 명이 아스델에 도착했음 칼리스는 지도를 펼쳐 아스델을 찾았다. 마침 야영지에서 그리 멀지 않은 곳에 있었다. 여기서 더 지체했다간 큰 일이지만, 황제의 눈을 피해 마법사를 꼭 만나야 했다. 제국까지 얼마 남지 않은 시간.아스티나에게 왜 이토록 집착하는 건지, 자신이 어떻게 해야 하는지 알아야 했다. 그리고 디에나 역시 데려가야 했다.그녀의 비밀을 알게 된 이상 더는 외면할 수 없었다.제국까지 안전하게 가려면 의사 진료가 반드시 필요했다. 아스델은 규모가 큰 .. 2026. 6. 29. 이전 1 2 3 4 5 6 7 8 ··· 1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