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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소설추천39

9화) 황궁으로 가는 길 제국에는 누구도 감히 넘볼 수 없는 이름이 존재했다.아르세리온 황실. 그리고 그 황실의 검이라 불리는 발드라이크. 발드라이크는 태초부터 황실을 지켜온 늑대의 후예였다. 타고난 강인한 육체와 압도적인 무력을 앞세운 그들의 권위는 천 년이 넘는 세월 동안 단 한 번도 흔들린 적이 없었다. 전쟁은 언제나 이곳에서 시작되었고, 승리는 항상 발드라이크의 것이었다. 태초에 맺은 맹약으로 발드라이크는 절대적인 무력을 얻는 대신, 황실에 영원한 충성을 맹세했다. 제국의 번영이 그들의 힘 위에 세워졌음을 의심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가파른 아론 산맥을 등진 청회색 거성은 마치 산맥의 일부처럼 우뚝 솟아 있었다. 십 리 밖에서도 그 위용이 한눈에 들어올 만큼 거대했고, 햇빛을 머금은 성벽은 보는 각도마다 청회색과 은.. 2026. 9. 2.
8화) 브렌하임을 떠나며 헤스티아는 잠시 머뭇거리다 천천히 입을 열었다. “…에르반님과는 확실히 달랐습니다.” 그녀는 한 번 숨을 고른 뒤 말을 이었다. “처음엔 찌릿한 통증이 있었지만, 이내 기분 좋은 기운이 퍼져 나갔습니다. 무엇보다 에르반님과의 마력 충돌로 몸을 휘감았던 냉기가 걷히고 온기가 스며들었습니다.” 에르반의 회색 눈동자가 흥미로 반짝였다. “그게 정말입니까? 어쩐지… 반응이 심상치 않다고 느꼈습니다. 공자님께서도 같은 의견이십니까?” 이안은 말없이 고개만 끄덕였다. 설명하기 힘든 죄책감에 두 사람을 똑바로 바라볼 수 없었다. 그의 손끝에는 아직도 공명의 여운이 희미하게 맴돌고 있었다. 좋은 기운.헤스티아는 그렇게 표현했지만, 이안이 느낀 것은 단순히 좋은 정도가 아니었다.설명할 수 없는 충만함이 가슴 깊은 곳에.. 2026. 8. 26.
6화) 새로운 인연 헤스티아는 일주일 만에 겨우 침대에서 몸을 일으킬 수 있었다. 아직도 숨을 깊게 들이쉬면 가슴이 저렸지만 통증은 확연히 잦아들었다. 가슴에서 빛을 발하는 뤼네 문양을 볼 때마다 헤스티아는 후회했다.다시 시간을 돌릴 수 있다면 절대로 양피지를 펼치지 않을 것이다. 앞으로는 어떤 것도 궁금해하거나 함부로 만지지 않겠다고 다짐했다. 이제 막 잠에서 깬 헤스티아는 분주한 바깥 소음에 창가로 다가갔다. 헤일로를 비롯한 사용인들이 정문 앞에 길게 늘어서 있었다. 그들의 시선 끝에는 멀리서 황가의 깃발을 단 마차와 사람들이 보였다.며칠 전부터 사용인들이 분주했던 이유를 이제야 알 것 같았다. 헤스티아는 한순간도 긴장을 늦추지 못한 채 시선을 떼지 못했다. 선두에 서 있던 흑갈색 머리의 남자가 천천히 말에서 내려.. 2026. 8. 12.
5화) 움직이는 욕망 쾅. 쾅. 콰앙!문이 부서질 듯 흔들렸지만, 노아르는 느긋하게 하품을 했다. 벨로체 1황자궁의 문을 저렇게 두드릴 수 있는 사람은 제국에 단 한 명뿐이었다.노아르는 머리를 헝클어트리며 천천히 빗장을 풀었다. 문이 열리자 이벨린이 사납게 눈을 치켜뜨며 그를 노려봤다. 그녀의 뒤로 난처한 기색의 시종들과 카일리스가 보였다. “내 아름다운 여동생께서 왜 이렇게 뿔이 나셨을까?” 노아르의 빈정거리는 말투에 이벨린은 거칠게 어깨를 치며 방으로 들어섰다. 황녀의 호위기사인 카일리스도 정중하게 인사하고 따라 들어왔다. “노아르, 내가 몇 번이나 문을 두드렸다고 생각하지! 너 일부러 그런거지?” 노아르는 어깨를 으쓱한 다음, 시종들에게 화사한 미소를 지어 보였다. 그제야 얼어 있던 시종들의 표정에 안도감이 번졌다... 2026. 8. 5.
26화) 안개 속으로 서둘러 출발한 칼리스 부대는 반나절만에 그레이우드 숲 어귀에 다다랐다. 이 숲만 지나면 드디어 제국령에 들어선다. 그런데 어쩐지 말들이 앞으로 나아가려 하지 않았다. 초조하게 콧김을 내뿜던 말들은 자꾸 뒷걸음 쳤다. 숲도 여느 때와는 달리 짙은 안개로 뒤덮여 있었다. 새소리 하나 들리지 않았다. 바람조차 숲 안으로 들어가기를 주저하는 듯 적막했다. 숲에서 풍기는 위험한 분위기에 결국 카시안이 말 머리를 돌려 칼리스에게 다가왔다. “주군, 어떻게 하시겠습니까? 함정이 있을 수 있습니다.” 칼리스가 무겁게 고개를 끄덕였다. 그의 본능이 경고하고 있었다. 숲 속에 위험이 도사리고 있다고. 세눈박이 까마귀를 잃은 메레디아가 허튼 짓을 했을 수도, 아니면 황제가 변덕을 부린 것일 수도 있다. 이유가 무엇이.. 2026. 8. 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