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omance40 13화) 잠시 찾아온 평온 칼리스 부대의 야영지에 고요한 달빛이 드리웠다. 제국까지 앞으로 3일. 부지런히 달리면 이틀이면 될 듯도 싶었다. 칼리스는 카시안과 함께 막사에서 밀린 서류를 정리하다 하이데벨 전령으로부터 온 메모를 발견했다. 하이데벨의 잊혀진 마법사 중 한 명이 아스델에 도착했음 칼리스는 지도를 펼쳐 아스델을 찾았다. 마침 야영지에서 그리 멀지 않은 곳에 있었다. 여기서 더 지체했다간 큰 일이지만, 황제의 눈을 피해 마법사를 꼭 만나야 했다. 제국까지 얼마 남지 않은 시간.아스티나에게 왜 이토록 집착하는 건지, 자신이 어떻게 해야 하는지 알아야 했다. 그리고 디에나 역시 데려가야 했다.그녀의 비밀을 알게 된 이상 더는 외면할 수 없었다.제국까지 안전하게 가려면 의사 진료가 반드시 필요했다. 아스델은 규모가 큰 .. 2026. 6. 29. 10화) 네가 자꾸 신경 쓰여 “공주님, 여기서부터는 혼자 가실 수 있죠?”카시안은 벨로나에게 시선을 떼지 못한 채, 루에나에게 말했다. “… 응. 이만 내릴게.”그의 팔에 실린 힘이 풀리는 것을 느낀 루에나는 마지못해 고개를 끄덕였다. “에반, 이리와서 공주님을 모셔가.”카시안은 근처에 있던 병사에게 루에나를 맡기고 곧장 벨로나를 향해 걸음을 옮겼다. 물에 들어서자마자 벨로나는 금세 후회했다.생각보다 계곡물은 차가웠고 바닥은 미끄러웠다.지금이라도 도움을 받아야 하나.슬쩍 뒤를 돌아본 벨로나는 자신을 황당하다는 듯 바라보는 많은 눈들에 자존심이 상했다.흥.네깟 놈들 도움 따위 필요 없어. 처음에는 요령이 없어 몇 번이나 휘청였지만, 걷다 보니 조금씩 감을 잡을 수 있었다. 어느새 계곡 한가운데까지 도착한 벨로나는 은근한 자신감까지 .. 2026. 6. 29. 3화) 붉은 눈의 괴물 에스카리엘은 이미 패배한 전쟁터와 다름없었다.불길은 왕궁을 삼키고 있었고, 살아남은 기사들은 필사적으로 저항했지만 제국군을 막지 못했다. 화염은 아름답던 궁전을 집어삼키며 밤하늘을 붉게 물들이고 있었고, 병사들의 검에는 아직 마르지 않은 피가 뚝뚝 떨어졌다.그러나 그런 혼란 속에서도 칼리스의 붉은 눈동자만큼은 흔들림 없이 한 곳을 향하고 있었다.제국 정예 병사들은 칼리스를 따라 바삐 움직였다. 칼리스는 마치 방향을 제대로 아는 것처럼 비밀 통로를 단번에 찾아냈다. 역시 용족은 다른 건가.비범한 칼리스의 능력에 매번 감탄하는 카시안이지만, 왕가 비밀 통로를 찾아내는 능력에는 진심 박수를 쳐 주고 싶었다. 칼리스는 희미한 빛을 쫓았다.그 빛은 보일 듯 말듯 해 그를 더 애 닳게 했다. 게다가 왕궁 입성 .. 2026. 6. 29. 2화) 왕국의 멸망 아스티나는 늦은 밤까지 잠을 이루지 못했다. 연회의 잔향이 여전히 방 안의 공기를 데우고 있었다. 그녀는 무심코 손등을 매만지며 정원에서의 일을 떠올렸다. 아직 사랑이라 부르기엔 이르다.하지만 다정한 사람이란 건 알 수 있었다. 몇 번 더 만나게 된다면, 정말 좋아하게 될지도 모른다. 그렇게 생각하니 마음이 몽글거려 제대로 잠들 수 없었다. 바로 그때였다. 콰아아앙—!! 쿠쿵!엄청난 굉음과 함께 왕궁 전체가 거센 파도에 휩쓸린 배처럼 크게 흔들렸다. 왕궁 곳곳에서 터져 나온 비명은 처절하게 울려 퍼졌고 창밖에는 붉은 화염이 용의 혀처럼 길게 치솟아 하늘을 핥고 있었다. “습격입니다! 지금 당장 대피하셔야 합니다!!”“…!”황급히 들어온 시녀의 외마디 비명에 아스티나는 아연해졌다. ‘습격이라니. 누가!.. 2026. 6. 29. 1화) 약혼식 대륙 서쪽 끝에 자리한 작은 나라 에스카리엘은 오늘따라 유난히 분주했다. 오늘은 에스카리엘의 사랑스러운 막내 공주 아스티나의 약혼식이다. 이른 아침부터 왕국은 손님들을 맞이하느라 정신이 없었다. 정원 가득 피어난 수국이 초여름의 향기를 더하며 연회장을 화사하게 물들였지만, 미묘하게 흐르는 긴장감만은 감출 수 없었다. “결국 크로첸이 패하다니… 미친 제국놈들.” “그 크로첸까지 무너졌는데 우리 같은 소국이 버틸 수나 있겠습니까?” “그래도 다행입니다. 아스티나 공주님께서 카르테시온으로 시집가시면 당분간은 한숨 돌리지 않겠습니까?” “에잇! 벨로나 공주님의 혼담만 성사됐어도 루스베키아가 등을 돌리진 않았을 텐데…” “쉿! 좋은 날에 그런 말은 삼갑시다.” 귀족들의 끊임없는 뒷말들에 진저리가 쳐진 둘째 공주.. 2026. 6. 29. 이전 1 ··· 4 5 6 7 8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