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AGS

#후회물

네가 자꾸 신경 쓰여

“공주님, 여기서부터는 혼자 가실 수 있죠?”카시안은 벨로나에게 시선을 떼지 못한 채, 루에나에게 말했다.“… 응. 이만 내릴게.”그의 팔에 실린 힘이 풀리는 것을 느낀 루에나는 마지못해 고개를 끄덕였다.“에반, 이리와서 공주님을 모셔가.”카시안은 근처에 있던 병사에게 루에나를 맡기고…

가까워지는 두 사람

짧은 휴식을 마무리하고, 공주들이 말을 바꿔 탄 뒤 반나절이 흘렀다. 늦지 않게 야영을 하려면 노던 숲을 서둘러 통과해야 했다. 하지만 울창하게 우거진 숲은 말을 몰기에 썩 좋은 장소가 아니었다. 여름 내 자란 나무들은 하늘을…

놓치지 마

콰아아앙-!!!여관 전체가 흔들릴 만큼 거대한 충격이 터져 나왔다. 그 소리에 깜짝 놀란 아스티나가 잠에서 깼다. 쾅-!!!! 콰앙!!두번째 굉음.“공주!”“엇, 이게 무슨…”아스티나가 정신을 차리기도 전에, 그녀의 몸이 허공으로 들렸다.“위험하다! 빨리 나가야 해!”칼리스는 재빠르게 아스티나를 수건에 감싸…

흔들리는 마음

짙은 어둠이 가라앉은 지하 감옥.메레디아는 신경질적으로 손가락 끝을 움직였다. 분명 느꼈다. 잠깐이었지만, 멈춰 있던 심장이 따뜻하게 뛰는 것을. 그런데 어느 순간 다시 사라졌다. 칼리스를 볼 수만 있다면 알 수 있을 텐데. 심장이 왜 반응했는지.정말…

협상

덜컹거리는 짐마차에 탄 공주들은 누구 하나 입을 열지 못했다. 공포스럽고 치욕스러웠던 지난 밤. 누구 하나 제대로 잠을 이룰 수 없었다. 아침 일찍 칼리스의 종자가 새 옷을 가져다주었지만, 온몸 가득한 핏자국과 불편한 상황들에 몸이 무겁고…

서늘한 경고

유쾌하고 소란스러운 소음들이 모닥불 주위를 늦은 밤까지 맴돌았다. 승리를 자축하는 제국군들의 웃음소리와 술잔 부딪히는 소리 사이사이로 공주들의 흐느낌이 유령의 속삭임처럼 처연하게 스며들었다. 승자들의 환희와 패자들의 절망이 같은 밤하늘 아래 뒤섞이고 있었다. 누군가는 전공을 자랑했고,…

전리품

아스티나가 다시 눈을 떴을 때는 이미 모든 것이 끝난 뒤였다.왕궁은 더 이상 그녀가 알던 아름다운 궁전이 아니었다. 곳곳이 무너져 내린 회랑에는 검게 그을린 자국이 남아 있었고, 붉은 피가 대리석 바닥 위를 길게 물들이고 있었다.…

붉은 눈의 괴물

에스카리엘은 이미 패배한 전쟁터와 다름없었다.불길은 왕궁을 삼키고 있었고, 살아남은 기사들은 필사적으로 저항했지만 제국군을 막지 못했다. 화염은 아름답던 궁전을 집어삼키며 밤하늘을 붉게 물들이고 있었고, 병사들의 검에는 아직 마르지 않은 피가 뚝뚝 떨어졌다. 그러나 그런 혼란…

깨어난 뤼네

무겁게 내려앉은 침묵을 깨고 헤일로가 먼저 입을 열었다.“헤스티아, 날 부축해 다오.”헤스티아는 헤일로에게 가운을 건넨 뒤, 힘겹게 몸을 일으키는 그의 팔을 어깨에 둘렀다. 성인 남자를 홀로 부축하기엔 버거웠지만, 몇 달 사이 야윈 그의 몸은 놀랄…

왕국의 멸망

아스티나는 늦은 밤까지 잠을 이루지 못했다. 연회의 잔향이 여전히 방 안의 공기를 데우고 있었다. 그녀는 무심코 손등을 매만지며 정원에서의 일을 떠올렸다. 아직 사랑이라 부르기엔 이르다. 하지만 다정한 사람이란 건 알 수 있었다. 몇 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