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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양로판

균열의 시작

“으아아악! 미친 놈! 죽여버릴 놈! 면전에서 욕을 박고 몇 대 쳤어야 했는데!”짐을 싸다 말고 울분을 참지 못한 벨로나가 소리를 질렀다. 짐 싸는 것을 돕고 있던 아스티나는 깜짝 놀라 그녀에게 다가왔다. “언니, 무슨 일이 있었어?…

연합군

그레이우드 숲이 낯선 병사들로 북적였다. 이미 숲 주위에는 연합군 병력이 촘촘하게 깔렸고, 곳곳에 임시 처소가 빠르게 들어서고 있었다. 숲에 드리웠던 안개도 말끔히 걷혔다. 대마법사인 헬리오스의 힘으로 숲을 정화한 뒤 보호 마법까지 걸고 나니 이제…

환영의 숲 Ⅱ

벨로나는 거친 숨을 몰아쉬며 정신을 차리려 애썼다. 흐릿했던 시야가 조금씩 선명해지며 그리운 체온이 느껴졌다.“공주님, 괜찮으세요? 정신 차리세요!”자신을 걱정하는 익숙한 목소리와 탄탄한 품 속에서 벨로나는 서서히 안정을 찾아갔다. 그녀는 손을 들어 조심스럽게 얼굴을 매만졌다. 그가…

환영의 숲 Ⅰ

숲 속을 한참 내달리던 공주들은 거칠어진 호흡을 가다듬기 위해 잠시 숨을 골랐다. 새소리조차 들리지 않는 숲 속은 지나치게 고요하고 불길했다. 무서워진 루에나가 아스티나의 손을 꼭 붙잡았다. 아스티나는 파리해진 루에나를 꼭 껴안아 주었다. 언니들이 서둘러…

안개 속으로

서둘러 출발한 칼리스 부대는 반나절만에 그레이우드 숲 어귀에 다다랐다. 이 숲만 지나면 드디어 제국령에 들어선다. 그런데 어쩐지 말들이 앞으로 나아가려 하지 않았다. 초조하게 콧김을 내뿜던 말들은 자꾸 뒷걸음 쳤다. 숲도 여느 때와는 달리 짙은…

반 크로첸

하늘을 가릴 만큼 거대한 고목들이 빽빽하게 들어선 블랙바인 숲은 아침에도 그늘이 져 어두웠다. 게다가 전 날 내린 비로 땅이 질척거려 한 걸음 내딛는 것조차 버거웠다. 암울한 숲만큼이나 카르테시온 잔병들의 분위기도 어두웠다. 병사들의 얼굴에는 땀과…

감시자

나뭇잎 사이로 잔잔하게 내리쬐는 햇살을 따라 야영지에는 새벽 안개가 서서히 걷혀가고 있었다. 모닥불은 잿빛 불씨만 희미하게 남긴 채 꺼져가고, 교대를 선 병사들은 말없이 주변을 경계했다. 하지만, 고요한 풍경 사이로 미묘한 긴장감이 흐르고 있었다.보초를 선…

널 지키는 방법

짙은 어둠이 내린 막사 안.아무 말없이 앉아 있는 두 사람의 뒤로 촛불만 잔잔하게 흔들렸다. 장막 너머로 스며드는 밤바람이 희미하게 불꽃을 흔들 때마다 두 사람의 그림자도 함께 일렁였다. 아스티나는 조용히 숨을 내쉬며 붉어진 눈시울을 손등으로…

황제의 선물

시온이 다녀간 뒤부터 칼리스는 좀처럼 마음을 가라앉히지 못했다. 황제가 보낸 선물이 평범할 리 없었다.‘도대체 뭘 보낸 거지? 그 미친 놈이.’ “주군, 한 각(15분) 정도 달리면 야영할 만한 적당한 곳이 나옵니다.”주군의 불안한 기색을 눈치챈 카시안은…

불청객

칼리스 부대는 숲을 가로질러 빠르게 내달렸다. 울창한 나무들이 눈앞을 스쳐 지나가고, 거센 말발굽 소리만이 고요한 숲을 뒤흔들었다. 고삐를 쥔 카시안의 손에는 자신도 모르게 힘이 잔뜩 들어갔다. 애써 의식하지 않으려 했지만, 제 품 안에 있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