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국의 멸망
아스티나는 늦은 밤까지 잠을 이루지 못했다. 연회의 잔향이 여전히 방 안의 공기를 데우고 있었다. 그녀는 무심코 손등을 매만지며 정원에서의 일을 떠올렸다. 아직 사랑이라 부르기엔 이르다. 하지만 다정한 사람이란 건 알 수 있었다. 몇 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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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스티나는 늦은 밤까지 잠을 이루지 못했다. 연회의 잔향이 여전히 방 안의 공기를 데우고 있었다. 그녀는 무심코 손등을 매만지며 정원에서의 일을 떠올렸다. 아직 사랑이라 부르기엔 이르다. 하지만 다정한 사람이란 건 알 수 있었다. 몇 번…
대륙 서쪽 끝에 자리한 작은 나라 에스카리엘은 오늘따라 유난히 분주했다.오늘은 에스카리엘의 사랑스러운 막내 공주 아스티나의 약혼식이다. 이른 아침부터 왕국은 손님들을 맞이하느라 정신이 없었다. 정원 가득 피어난 수국이 초여름의 향기를 더하며 연회장을 화사하게 물들였지만, 미묘하게…
“에스카리엘의 귀한 여인이 영원한 삶을 약속하리라.” 신탁의 여인을 찾아 왕국을 무너뜨린 황제의 사냥개, 칼리스 다스 발레리온.그날 밤, 그는 자신의 심장을 다시 뛰게 만든 유일한 반려, 아스티나를 만났다. “널 살릴 수 있다면, 내가 괴물이 되어도…